동물
우리나라 말의 종류/Horses in Korea
Boo & Leo
2025. 7. 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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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토종말로는 천연기념물인 제주마가 있고, 토종말은 아니지만 제주마와 서러브렛을 교배하여 탄생한 한라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는 세종대왕의 개량 사업으로 탄생한 오명마도 있었습니다.
제주마는 체구가 작지만 강인함과 지구력이 뛰어나 과거 군마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1. 제주마(Jeju horse/Jejuma)
제주마는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에 서식하는 조랑말의 총칭으로, 1986년 2월 8일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독특한 자연환경에 오랫동안 적응하며 진화해 온 우리나라의 소중한 토종말입니다.

1) 특징
■ 작은 체구
암컷은 약 117cm, 수컷은 약 115cm 정도의 키로, 일반적인 말에 비해 체구가 작습니다.
'과하마(果下馬)' 또는 '토마(土馬)'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키가 작아 과실나무 아래를 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독특한 체형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아 몸길이가 긴 독특한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 머리와 눈
체격에 비해 머리가 크고 눈은 둥근 편입니다.
■ 목과 털
목은 굵고 털은 윤택 하며 강인한 인상을 줍니다.
■ 털색
밤색이 가장 많고, 적갈색, 회색, 흑색 등 다양한 털색을 보입니다.
■ 강한 발굽
자갈이 많은 제주도의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발굽이 다른 품종보다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 온순하고 영리함
성격이 온순하고 영리하여 다루기 쉽습니다.
무는 버릇이나 차는 버릇 등 나쁜 버릇이 거의 없습니다.
■ 강한 체질
병에 대한 저항력과 생존력이 강하며, 거친 사육 조건과 사료에도 잘 견딥니다.
■ 강한 귀소성
먼 곳에서도 집을 찾아가는 귀소성이 강합니다.
■ 사회성
서열과 책임감이 강한 사회성이 있는 동물입니다.
■ 군거성
외로움을 싫어하는 군거성 초식동물로, 무리 지어 생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 기상 방식
소가 뒷다리를 먼저 펴면서 일어나는 반면, 제주마는 앞다리를 먼저 펴면서 일어나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는 위험 시 빨리 도망갈 수 있는 해부생리학적 특징으로 해석됩니다.

2) 먹이 습성
위가 작아 조금씩 지속적으로 풀을 뜯어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3) 능력
체구에 비해 능력이 체력적으로 매우 우수하여 105kg 정도의 하중을 부담할 수 있으며, 하루 32km씩 22일간 연일 행군해도 잘 견딜 정도로 강인합니다.
4) 제주마의 역사
제주도에서 말 사육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1) 선사시대
서귀포 지역에서 약 1만 5천 년에서 2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말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고, 곽지리패총에서도 말, 소의 어금니 등이 발견되어 석기시대부터 제주도에 말이 서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탐라국 시대
'탐라건국신화'에 오곡의 씨앗과 함께 망아지 등 가축이 유입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탐라국 시기부터 말 사육이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3) 고려시대
문헌 기록에 따르면 고려시대부터 제주도에서 본격적인 말 사육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고려 원종 때(1258년) 원나라가 제주도를 속국으로 삼으면서 1276년(충렬왕 2년) 제주도 수산평에 목장을 설립하고 몽골말 160마리를 들여오면서 제주마 혈통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4) 조선시대
조선시대에도 제주마는 중요한 진상품이었으며, '잣성'이라는 돌담으로 된 목축시설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었습니다.
(5) 근현대
농기계의 보급과 함께 제주마의 이용 가치가 감소하면서 사육 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1940년대에는 약 2만 마리에 달했지만, 1986년에는 1,347마리로 줄어들어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6) 천연기념물 지정
이러한 감소 추세에 따라 1986년 2월 8일 제주마 64 필이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어 보호 및 보존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부터는 제주도 차원에서 제주마에 대한 기초등록 업무를 시작하는 등 체계적인 보존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5) 보존 및 관리
제주마는 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을 중심으로 제주마의 혈통을 보존하고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주마 등록관리 규정을 통해 외모 심사 기준을 구체화하고, 전자칩을 통해 개체 정보를 관리하며, 적정 사육 두 수를 유지하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2. 한라마
한라마는 대한민국, 특히 제주도에서 육성된 말 품종으로, 한국의 고유 품종인 제주마와 서러브렛(Thoroughbred)의 교배를 통해 탄생한 말입니다.
이는 두 품종의 장점을 결합하여 경마, 승마, 그리고 과거에는 식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량된 결과물입니다.

1) 품종 개량의 배경과 목적
한라마는 제주마의 강인한 체력과 환경 적응력, 그리고 서러브렛의 뛰어난 스피드와 체격이라는 장점을 결합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교배하여 탄생했습니다.
초기에는 경마 자원 확보 및 제주도 말 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육성되었습니다.
특히, 제주 경마에서 경주마 부족을 해결하고, 제주마보다 빠르면서도 서러브렛보다 강인한 말을 얻고자 하는 필요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 신체적 특징
(1) 체고
제주마(천연기념물 제347호) 보다 크고 서러브렛보다는 작은 중간 정도의 체고(보통 130~145cm)를 가집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정밀한 교배 및 도태 과정이 부족하여 체구가 고정되지 않아 130cm 미만의 작은 말부터 150cm가 넘는 대형 말까지 다양했습니다.
현재는 148cm 이하를 표준으로 하는 혈통 정립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
(2) 외모
서러브렛과 흡사한 경우도 있고, 조랑말을 닮은 경우도 있어 외모의 균일성이 다소 부족합니다.
이는 품종 개량 초기 단계의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주마의 영향을 받아 발굽이 강하며, 편자가 없어도 거친 지형에서 잘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발목 부상에 취약한 서러브렛에 비해 훨씬 튼튼하다고 평가됩니다.
(3) 생리적 및 행동학적 특징
■ 지구력
제주마의 강인함을 물려받아 지구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이는 장거리 경주나 지구력 승마 대회에 유리한 특성으로, 실제 지구력 승마 대회에서 서러브렛에 비해 완주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스피드
서러브렛의 혈통을 이어받아 제주마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 성격
대체로 온순하고 머리가 영리하여 사람을 잘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승용마로서의 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 경제성
발굽이 강해 편자가 필요 없거나 교체 주기가 길어 유지 보수 비용이 적게 드는 경제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4) 유전적 특성 및 혈통 관리
한라마는 제주마와 서러브렛의 교잡종이므로, 순수 혈통의 제주마와는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라마의 품종 표준화를 위해 유전자 감정 및 균일화 사업을 통해 우수한 형질을 고정하고, 혈통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제주산마'에서 '한라마'로의 명칭 변화와 정체성
과거 제주도에서는 제주마(천연기념물 지정 품종) 외의 제주에서 생산된 모든 말을 '제주산마'로 통칭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제주산마를 천연기념물 제주마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한국마사회 제주경마본부는 2010년부터 '제주산마'의 공식 명칭을 '한라마'로 변경하여 제주마와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한라마만의 독자적인 품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명칭 변화는 한라마가 단순한 교잡종을 넘어 한국 말 산업을 이끌어갈 하나의 품종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4) 퇴출 위기를 딛고 승용마로의 전환 노력
2010년대 초반,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정책 변화로 인해 한라마가 경주마로서의 활용도가 낮아지고 퇴출 위기에 직면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주요 수입원이었던 경마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한라마들이 도축되거나 야생에 버려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한라마의 강점인 지구력과 온순한 성격을 활용하여 '한국형 승용마'로 육성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유소년 승마, 생활체육 승마, 그리고 지구력 승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라마의 잠재력이 재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엘리트 승마인들 사이에서 한라마의 승용마 능력을 낮게 평가하기도 했지만, 일부 선구적인 전문가들은 한라마의 가능성을 보고 훈련을 통해 실제 장애물 경기에 성공적으로 출전시키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5) '향이'의 이야기와 한라마의 재기
한라마의 위기와 재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로 '향이'라는 한라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주마로 쓰이지 못하게 되면서 야생에 버려져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르고 소심해졌던 '향이'는 한 관계자의 노력으로 구조되어 다시 사람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사람 그림자만 봐도 도망 다니던 향이가 점차 신뢰를 쌓고 훈련을 통해 안장을 얹고 사람을 태우는 법을 배우게 된 이야기는 한라마의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에피소드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한라마가 단순히 경주마를 넘어 인간과 교감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임을 일깨워줍니다.
한라마는 현재도 꾸준히 품종 개량 및 혈통 정립 노력을 통해 한국의 말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주 문화의 한 축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3. 오명마
오명마(五明馬)는 한국, 특히 조선시대에 명마(名馬)로 평가받았던 말의 한 종류입니다.
현대에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역사 기록을 통해 그 특징과 중요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1) 유전적 기원
(1) 교잡종
오명마는 단순히 토종말이 아닌, 토종말과 몽골 및 중앙아시아 말의 교배를 통해 탄생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세종대왕 시절 국가적인 말 개량 사업의 결과물로, 당시 조선의 말산업 육성 정책의 핵심이었습니다.
(2) 목표
당시 말은 농업, 운송, 그리고 무엇보다 국방(군마)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원이었습니다.
따라서 조선은 크고 강하며 지구력이 뛰어난 말을 생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오명마는 그 노력의 정점에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형태학적 특징(외형적 특징)
(1) 모색
오명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모색입니다.
"오명(五明)"이라는 이름처럼, 온몸이 검지만 네 발과 이마에 흰 털이 나는 말을 일컫습니다.
이는 마치 검은 몸에 흰 양말을 신은 듯한 모습과 이마에 흰 별이나 줄무늬가 있는 형태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2) 체구
당시 군마로서의 용도를 고려할 때, 크고 강한 체구를 지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구력과 속도를 겸비한 형태로 개량되었을 것입니다.

3) 역사적 중요성 및 의미
(1) 세종대왕의 야심작
오명마는 세종대왕의 적극적인 말 개량 정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세종은 사복시(조선시대 궁중의 가마, 말, 목장 등을 관장하던 관청)를 통해 품종 개량에 힘썼으며, 오명마를 포함하여 20여 종의 준마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해집니다.
(2) 조선의 국력 상징
조선은 오명마와 같은 명마의 생산을 통해 당대 동아시아 최고의 말 생산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4군 6진 개척 등 조선 초기의 영토 확장에 큰 기여를 했으며, 국가의 부강함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였습니다.
(3) 외교적 문제
하지만 이러한 말 개량 성공은 때로는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명나라는 조선에 매년 대량의 말을 상납할 것을 요구했으며, 오명마와 같은 우수한 품종의 말들을 특히 선호하여 가져갔습니다.
이로 인해 조선 국내에는 좋은 말의 씨가 마르게 되었고, 이는 후일 임진왜란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군마 부족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4) 현재의 흔적
안타깝게도 오명마는 현재 그 혈통이나 실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국력이 쇠퇴하고 말 산업이 위축되면서, 세종의 야심작이었던 오명마의 흔적도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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